티움바이오가 ASCO 2026에서 두경부암 반응률 75%라는 강한 데이터를 내놨는데, 주가는 오히려 고점 대비 70% 가까이 빠졌습니다. 데이터로 이기고 주가로 진 셈이죠. 제가 75%라는 숫자보다 더 높이 평가한 지점, 그리고 진짜 리스크가 임상이 아니라 '시간'인 이유를 짚었습니다.
이 포스트 한눈에 요약!
- ASCO 2026에서 토스포서팁(TU2218)+키트루다, 1차 두경부암 반응률 75%·무진행생존 중앙값 10.9개월을 확인했습니다. 표준치료(키트루다 단독 17%, 화학병용 36%)도, 후발 경쟁약(비카라 54%·메러스 63%)도 위에서 내려다보는 숫자예요.
- 그런데 주가는 4/30 고점 13,700원 → 6/1 ASCO 발표일 6,540원 → 6/18 종가 4,315원. 고점 대비 약 -69%입니다. 데이터는 좋아졌는데 주가는 반대로 갔어요.
- 제가 점수를 주는 건 75%라는 숫자가 아니라, SITC에서 ASCO로 시점을 바꿔도 효능이 안 무너졌다는 점입니다. 면역항암제에서 이게 제일 어렵거든요.
- 같이 챙겨야 할 리스크도 하나 있어요. 임상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하반기에 기술이전이 안 나오면, 곳간 사정상 자금조달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는 구간이에요.
- 함께 볼 카드: 메리골릭스(TU2670) 유럽 기술이전 협상, 혈우병 TU7710, 그리고 자회사 프로티움사이언스·SK플라즈마.
1. 센티가 얼어붙은 자리에서, 왜 하필 티움인가
제가 증권가에서 제약·바이오를 보던 시절에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시장이 제일 차갑게 식었을 때, 자산과 가격이 제일 크게 벌어진다는 거예요.
지금 코스닥 바이오가 딱 그렇습니다. 수급도 센티도 엉망이고, 리포트는 죄다 목표주가 없는 'Not Rated'죠. 그 바닥에서 제가 티움바이오를 한 번 더 펴 본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산은 좋아졌는데, 가격은 자산과 정반대로 움직였거든요. ASCO에서 데이터는 더 단단해졌고 기술이전 기대도 살아 있는데, 주가는 두 달 만에 4,000원대 초반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이 괴리가 '기회'인지 '함정'인지를 가르는 건 결국 두 가지예요. 데이터의 질, 그리고 회사의 곳간 사정.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2. 에셋부터 보자, 토스포서팁이 진짜다
티움의 1번 카드는 누가 뭐래도 토스포서팁입니다. TGF-β와 VEGF를 한꺼번에 막는 경구용 이중저해제예요. TGF-β는 면역세포를 직접 짓누르고, VEGF는 비정상 혈관을 만들어 T세포가 종양 안으로 못 들어가게 합니다. 이 둘을 동시에 풀어주고 키트루다(PD-1)를 얹는 게 전략이죠.
ASCO 2026 데이터(2026.3.31 컷오프, 효능평가 26명)를 봅시다.
- 1차 치료(n=12): 반응률 75%(완전관해 1, 부분관해 8), mPFS 10.9개월. 전체생존(OS)은 15개월까지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 2차 이상(n=14): 반응률 42.9%, mPFS 2.9개월. 표준 2차 요법이 ORR 10~15%·PFS 2.1개월인 걸 생각하면, 후기 라인에서도 의미가 있죠.
- 면역항암제가 잘 안 듣는 PD-L1 CPS 1~19 환자(n=6)에서도 반응률 67%.

여기서 제가 빨간 펜으로 밑줄을 긋는 비교가 있습니다. 얼마 전 FDA 혁신신약 지정을 받은 비카라의 피세라푸스프 알파가 1차에서 ORR 54%·mPFS 9.9개월, 메러스의 페토셈타맙이 63%예요. 토스포서팁은 75%·10.9개월. '밀리지 않는다'가 아니라 '앞선다'입니다. 게다가 토스포서팁은 경구약이라, 정맥주사 이중항체들과 편의성에서도 결이 달라요.

안전성도 결정적 결함은 안 보입니다. 3등급 이상 부작용이 48%인데 대부분 발진·구내염처럼 항암제에서 흔한 반응이고, 심혈관 독성과 사망(5등급) 사례는 한 건도 없었어요. TGF-β 저해제에 늘 따라붙던 심장 독성이 아직 안 터졌다는 건 작은 일이 아닙니다.
💡 두경부암 1차에서 HPV 음성 환자는 예후가 나쁘고 면역항암제도 잘 안 듣는, 미충족 수요의 핵심입니다. 게다가 경쟁약 피세라푸스프는 HPV 양성에서 효능 한계로 개발을 못 끌고 갔죠. 티움은 HPV 양성 4명 중 평가 가능한 3명에서 2명 부분관해를 확인했습니다. 양성·음성을 다 커버한다는 차별점을 하나 더 챙긴 셈이에요.
3. 내가 가장 높이 산 건, 또 '재현성'입니다
제가 박사 학위 공부를 하던 시절, 뼈저리게 배운 게 하나 있어요. 좋아 보이는 데이터일수록 "다시 해도 똑같이 나오느냐"를 먼저 의심하라는 겁니다. 면역항암제 초기 데이터가 특히 그래요. 환자가 적고 관찰기간이 짧으면, 초기 ORR은 운 좋은 스냅샷일 수 있거든요. 빅파마가 약을 사 올 때 가장 무서워하는 질문도 늘 똑같습니다. "그 반응, 유지돼?"
티움은 이 질문에 한 번 답을 했어요. 2025년 11월 SITC에서 17명 기준 ORR 70.6%를 발표했고, 이번 ASCO에선 추적 기간을 더 길게 가져가고 환자도 추가했는데(추적 중앙값 8.5개월) 1차 75%·mPFS 10.9개월로 버텼습니다. 단순 반응률을 넘어 생존(PFS)과 반응 지속(DOR)으로 데이터가 확장되며 무너지지 않은 거죠. 반응 지속기간(mDOR)은 아직 'Not Reached'. 반응한 환자들이 계속 반응 중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ASCO 데이터를, 토스포서팁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자산인지 가늠하는 첫 검증대로 봅니다. SITC가 '초기 효능 확인'이었다면, 이번엔 그 효능이 시간을 견디는지를 본 거예요. 시장이 75%에 흥분할 때 제가 진짜 무게를 둔 건 이쪽이었습니다.
4. 토스포서팁만 있는 게 아닙니다, 숨은 카드들
티움의 매력은 한 자산에 회사 운명을 건 구조가 아니라는 데 있어요.
- 메리골릭스(TU2670) — 경구용 GnRH 길항제입니다. 기존 주사형 작용제의 flare-up·골손실 부작용을 개선했죠. 유럽 자궁내막증 2a상에서 전 용량 1차 지표를 달성했고, 국내 자궁근종 2상(대원제약)에선 1차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습니다(중·고용량은 100%). 회사는 이 데이터를 토대로 유럽 중심의 기술수출을 협의 중이고, 미국·일본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어요. 경쟁약 릴루골릭스가 2023년 M&A에서 17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은 계열이라, 딜이 나오면 '가격표'가 분명합니다.
- TU7710 — 중화항체 보유 혈우병 치료제. 노보세븐 대비 반감기 6~7배를 노립니다. 김훈택 대표가 앱스틸라(AFSTYLA)를 발명하고 글로벌 기술수출까지 이끈 이력이 있으니, 혈우병은 이 회사가 제일 잘 아는 운동장이죠.
- 비임상 자산 — 지분 49%를 쥔 자회사 프로티움사이언스도 있어요. 신약 개발 초기를 돕는 CDAMO(CDMO+분석)인데, 누적 수주 500억·올해 매출 목표 200억으로 덩치를 키워 기술특례가 아닌 일반 상장 트랙으로 2028년 IPO를 노립니다. 여기에 SK플라즈마 지분(4.2%)까지. 신약이 아니라도 가치를 현금화할 뒷주머니가 있다는 뜻이죠.
정리하면, 티움은 기술이전 카드가 한 장이 아니에요. 이게 이 회사를 한 번 더 본 두 번째 이유입니다.
5. 데이터는 좋아졌는데, 주가는 왜 무너졌나
여기서부터 솔직한 얘기를 해보죠. 데이터가 이렇게 좋은데 주가는 왜 무너졌을까요. 저를 더 갸웃하게 만든 건 타이밍이었습니다. 6월 1일 ASCO에서 좋은 데이터가 공개되던 그날, 주가는 이미 4/30 고점(13,700원)의 절반인 6,540원이었어요. 좋은 뉴스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반토막이 나 있었다는 뜻입니다.

발표 전부터 빠지던 주가는, 정작 좋은 데이터가 나온 뒤에도 흐름을 못 돌렸습니다. 6/1 이후로 −34% 더 흘러내려 6/18 종가는 4,315원, 고점 대비 약 −69%까지 왔어요. 그러니까 이건 흔히 말하는 'Sell the News'라기보다, 기대가 발표 전부터 새고 있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4월 말 13,700원이라는 가격 자체가 ASCO 초록 기대감에 5월 같은 한 번 더의 상승 기대, 바이오 모멘텀까지 한꺼번에 끌어다 쓴 자리였거든요. 거기에 시장이 정작 기다린 건 데이터가 아니라 '계약'이었는데, 발표가 데이터에서 멈추고 기술이전 딜로 이어지지 않으니 기대가 빠진 만큼 주가가 빠졌습니다. 적자 기업인데 밸류에이션 멀티플은 높았던 구간이라, 코스닥 바이오 전반이 흔들릴 때 이런 종목부터 더 크게 맞은 것도 있고요.
그리고 마지막 한 겹이 자금 얘긴데, 이건 따로 장을 빼서 보겠습니다. 정리하면 13,700원은 '딜이 곧 나온다'를 미리 반영한 가격이었고, 4,000원대는 '딜이 늦어질 수도, 그러면 또 돈을 찍어야 할 수도 있다'를 반영하기 시작한 가격이라고 봅니다.
6. 같이 챙겨야 할 리스크, 임상이 아니라 '시간'
저는 임상 데이터에 흥분하기 전에 통장부터 펴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번엔 그 통장이 꽤 날카로운 그림을 보여줘요.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연결) 기준입니다. 1분기 매출 29.5억, 영업손실 45.4억, 순손실 57.6억(주당손실 -186원). 연 영업손실은 2024년 -187억, 2025년 -161억으로 최근 줄어드는 추세이긴 합니다. 그리고 눈에 띄는 한 줄.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025년 말 107.6억에서 2026년 1분기 말 33.8억으로, 한 분기 만에 74억이 빠졌어요. 1분기 영업활동에서만 현금 33.8억이 유출됐습니다.
다만 여기서 "현금 33.8억밖에 없네"로 끝내면 절반만 본 겁니다. 곳간을 분해해 보면 그림이 좀 달라요.

순수 현금 33.8억에 단기금융자산(예적금·단기채) 40억, 단기매매증권·MMF 약 61억을 더하면 즉시·단기로 손댈 수 있는 유동성은 130억대 중반입니다. 디폴트가 임박한 회사는 아니라는 얘기죠. 그런데 두 가지를 짚어야 합니다. 이 쿠션의 큰 덩어리가 상장주식 한 종목, SK바이오사이언스라는 점. 그리고 분기보고서 '미사용자금 운용내역' 주석에 적힌 한 줄, "당분기 중 일부 매도"입니다. 영업에서 현금이 빠지니, 투자해 둔 SK바이오사이언스를 헐어 메우고 있는 거예요.
장부상 자산총계는 951억으로 작지 않습니다. 다만 그 결이 중요해요. 큰 덩어리인 비상장증권 240억(SK플라즈마 등으로 추정)과 판교 부동산 등 유형자산 415억은 즉시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입니다. 결국 당장 쓸 수 있는 카드는 상장주식 정도인데, 그마저 이미 쓰기 시작했어요. 곳간이 비어가는 게 아니라, 비워가며 버티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하반기 중 의미 있는 기술이전이 나오지 않으면, 연간 캐시번과 현 유동 자금을 감안할 때 추가 자금조달(증자·자산매각·메자닌)을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는 구간이라고 봐요. 게다가 이 회사, 메자닌은 이미 여러 번 당겨썼어요. 전환사채(2021년 250억·2023년 185억), SK케미칼 대상 전환우선주(2023년 말 200억), SK플라즈마 주식을 기초로 한 교환사채(2025년 100억)까지. 동원할 수 있는 카드를 미리 여러 장 써둔 만큼, 다음 조달의 선택지나 조건이 그만큼 빡빡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고약한 고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주가 13,700원에서 증자하는 것과 4,000원대에서 증자하는 건 희석 강도가 3배 넘게 차이 나요. 주가가 빠질수록 같은 돈을 조달해도 기존 주주 지분이 더 많이 희석됩니다. 주가 하락 → 조달 시 희석 우려 확대 → 주가 추가 압박. 데이터가 좋은데도 주가가 못 버티는 데엔 이 심리도 깔려 있다고 봅니다.
오해는 마세요. 약이 안 듣는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티움의 리스크는 "딜이 돈보다 늦게 도착하면 어쩌나"에 가깝습니다.
7. 그래서, 의박이라면 어떻게 접근할까
남들이 75%에 취할 때 저는 달력을 적습니다. 이 종목은 본질적으로 이벤트로 움직이고, 승부처가 또렷하거든요.
- 에셋의 질은 진짜 — 1차 두경부암 ORR 75%·mPFS 10.9개월. 경쟁·표준 대비 우위, 심혈관 독성·5등급 0.
- 재현성으로 못 박았다 — SITC→ASCO로 시점을 바꿔도 효능 유지. 빅파마의 최대 우려를 정조준.
- 카드가 여러 장 — 토스포서팁 외에 메리골릭스 유럽 기술이전, TU7710 혈우병, 자회사 가치까지.
- 임박한 촉매 — ESMO(10월)·SITC(11월) 추가 데이터, FDA 패스트트랙/혁신신약 신청, 그리고 핵심인 기술이전 딜.
- 같이 볼 리스크 — 하반기 L/O가 없으면 자금조달 이슈. '딜이 먼저냐, 증자가 먼저냐'가 향후 1년 주가를 가릅니다.
접근은 이렇게 보고 있어요. 자산의 질은 진짜지만, 이건 '시간'에 거는 이벤트 베팅에 가깝습니다. 핵심 비중이 아니라 위성 비중, 한 번에 다 사기보다 시간을 나눠 사는 접근이 정직하다고 봐요. 기술이전 공시, 자금조달 공시(악재지만 생존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환자 수 늘린 확인 데이터, 이 세 가지를 달력에 박아두고, 재료가 가격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보면서 대응하겠습니다.
8. 결론
정리하면, 티움바이오는 가장 어려운 관문인 임상 데이터를 통과했고, 그 데이터를 시점을 달리해도 재현했으며, 카드가 한 장이 아닌 회사입니다. 센티가 얼어붙은 지금, 자산과 가격의 괴리가 크게 벌어졌다는 점에서 '한 번 더 볼 가치'는 충분해요.
다만 저는 75%라는 숫자에만 취하진 않습니다. 이 회사 이야기의 다음 장은 약효가 아니라 시간이 씁니다. 기술이전이 먼저 도착하느냐, 자금조달이 먼저 오느냐, 그 순서가 앞으로 1년의 방향을 가른다고 봐요. 데이터로 이기고 주가로 진 이유도, 따지고 보면 거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라면 흥분도 비관도 아닌 자세로, 달력에 촉매 일정과 곳간 사정을 나란히 적어두겠습니다. 그리고 재현이 한 번 더 확인되는 순간, 혹은 딜이 도착하는 순간을 차분히 기다리겠습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며, 투자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된 것입니다. 본 자료의 정확성이나 완전성은 보장되지 않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의 근거 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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