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라클의 신증 치료제는 2b상을 통과해 '합격점'을 받았지만, 제가 진짜 주목하는 카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눈'이에요. 안과 이중항체 MT-103을 전임상 단계에서 미국 파트너가 글로벌로 사 갔고, 이 첫 기술이전 레퍼런스가 회사의 진짜 가치라고 봅니다. 신증 데이터의 명과 암, 다음 L/O 카드까지 짚었습니다.
이 포스트 한눈에 요약!
- 큐라클 신증 치료제 CU01이 2b상 1차 지표(단백뇨·UACR)를 위약 대비 21~22% 감소로 통과했어요. '합격'은 분명합니다.
- 다만 '높이'는 아쉬워요. 케렌디아·SGLT-2와 나란히 놓으면 그렇고, 텍피데라 성분을 적응증만 바꾼 리포지션이라 약가·제네릭 이슈도 붙거든요.
- 제가 진짜 무게 두는 건 신증이 아니라 '눈'입니다. Tie2+VEGF 이중항체 MT-103을 전임상 단계에서 미국 뉴코 '메멘토'가 글로벌로 가져갔어요. 첫 L/O 레퍼런스가 핵심이에요.
- 선급금은 발표가 아니라 통장에 꽂혔고(6월 5일, 큐라클 몫 58억 현금+지분), MT-103의 뿌리인 신장 항체 MT-101이 다음 L/O 타자로 대기 중이고요.
- 함께 볼 카드: 디앤디파마텍(멧세라→화이자), 아이엠바이오로직스, 공동개발사 맵틱스. 그리고 먹는 황반부종약 CU06.
1. 신증 CU01, 합격인데, '높이'가 아쉽다
제가 증권가에서 신약을 볼 때 늘 하던 질문이 있어요. "맞췄냐"가 아니라 "얼마나 높이 맞췄냐"입니다. CU01은 신증 환자 240명·24주 2b상에서 단백뇨(UACR)를 위약 대비 21.45%·22.21% 줄였고(p=0.0448·0.0313), eGFR도 유지됐어요.
그런데 이미 팔리는 케렌디아가 2b상에서 최대 38%, SGLT-2도 30~45%를 줄입니다. 시험이 다 달라 직접 비교는 무리지만, '더 높이 뛰었다'고 말하긴 어려운 그림이죠. ADA 2026 하위분석에선 표준치료를 받던 환자 60명에서 CU01이 단백뇨를 최대 35.2% 더 줄였어요. 영리하지만 60명짜리 하위군이라는 단서는 남고요. 그래도 케렌디아 계열의 고질병인 고칼륨혈증 신호가 없었던 건 분명한 +요인입니다.
2. 리포지션이라는 양날의 검, 그리고 '빅파마 무덤'
CU01 성분은 다발성경화증약 텍피데라(DMF)예요. 안전성 데이터가 두텁다는 건 장점이지만, L/O로 넘어오면 묘해집니다. 적응증만 바꾼 리포지션은 약가연동제 아래 협상력이 제한되고 제네릭에서도 자유롭기 어렵거든요. 빅파마가 "이걸 굳이?" 망설일 수 있는 지점이죠.
게다가 신증은 임상판의 '빅파마 무덤'입니다. 작년 베링거인겔하임의 EASi-KIDNEY가 1만 명을 훌쩍 넘는 3상이에요. 이런 판에 21~22%로 빅파마 단독 글로벌 딜? 솔직히 "잘 모르겠다"가 정직한 답입니다. 국내 판권 선딜(2H26 목표) → 데이터 축적 → 글로벌, 이 순서가 현실적이에요.
3. 그런데 내가 진짜 보는 건 '눈'이다, MT-103
여기서부터가 큐라클을 다시 펴 본 이유예요. MT-103은 맵틱스와 공동개발한 망막 이중항체로, VEGF 억제+Ang-2 차단+Tie2 직접 활성화의 삼중 기능을 노립니다. 황반변성 치료제가 1세대 아일리아 → 2세대 바비스모로 가는 흐름에서 딱 다음 칸이에요.

바비스모가 Ang-2를 막아 Tie2를 '간접' 켠다면, MT-103은 Tie2에 직접 붙습니다. 바비스모 불응·내성 환자라는 비어 있는 칸을 노리는 거죠. 스케일도 다릅니다. 아일리아는 한때 글로벌 연 매출 100억 달러에 육박, 바비스모도 벌써 40억 달러대니까요. '잘 되면 수십조 원' 판이라 신증 21~22%보다 눈에 점수를 더 줍니다. 게다가 첫 미팅에서 계약까지 11개월, 전임상 데이터만으로 글로벌 딜을 묶었어요.

4. 메멘토를 얕보지 마라, 뉴코의 반전
올해 MT-103은 미국 뉴코 메멘토에 넘어갔어요. 총 최대 10억7775만 달러(약 1.56조 원), 큐라클 몫 선급금 58억(현금+지분). "처음 듣는 뉴코"라 깎는 시선도 있지만 뒤에 선 명단이 묵직합니다. 바이오 VC RA캐피털이 주도하고 안과 전문 포비온, 사노피 벤처스까지 들어왔거든요.
💡 디앤디파마텍이 떠오르죠. 디앤디가 비만 후보를 넘긴 뉴코 멧세라도 "기획 바이오"라 깎였는데, 작년 화이자가 노보와의 인수전 끝에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 원대)에 사갔습니다. 알츠하이머 뉴코 알리아다(J&J 벤처스·RA캐피털)는 2024년 애브비가 약 14억 달러에, 안과 뉴코 아이바이오는 머크가 약 30억 달러에 가져갔고요. 뉴코는 규모가 아니라 '투자자가 누구냐'로 봐야 한다는 걸 시장이 배운 겁니다.
5. MT-103의 뿌리는 신장약 MT-101이다
잘 안 알려진 디테일인데 큽니다. MT-103은 사실 'MT-101+VEGF 항체'예요. Tie2를 직접 켜는 MT-101에 VEGF 팔을 붙인 게 MT-103이라, 둘은 같은 플랫폼 형제죠. 원형 MT-101은 지금 신장(급성 신손상 AKI·만성 신부전)을 봅니다. 리포지션 화학약이 아니라 first-in-class 항체고, 마땅한 약이 없는 AKI를 노려요. 복수 회사와 물질이전계약(MTA) 논의가 도는, 연내 추가 L/O 1순위가 이 카드입니다. 뒤엔 혈전증 MT-201, 뇌졸중 MT-202도 대기 중이고요. 빅파마가 형을 사 갔다는 사실이 동생들 보는 눈을 바꿉니다.
6. 같이 챙겨야 할 곳간 사정
임상 흥분 전에 통장부터 펴는 게 제 습관이라. 1분기 말 현금성 200억에 선급금 58억, 재취득한 전환사채 148억까지. 추가 유입 없어도 최소 2년은 버팁니다. 다만 넉넉하진 않아요. 신증 3상 같은 고비용 임상을 자체로 끌긴 부담이거든요. 다음 1년도 '딜이 먼저냐, 자금이 먼저냐'의 줄타기인데, 그 줄을 받치는 곳간이 예전보단 단단해졌다, 정도가 제 결론입니다.
7. 그래서, 의박이라면 어떻게 접근할까
남들이 신증 21~22%를 볼 때, 저는 '눈'과 달력을 봅니다.
- 신증은 합격, 단 높이는 아쉬움 — 글로벌 단독보단 국내 판권 선딜(2H26)이 현실적.
- 진짜 모멘텀은 MT-103 — 수십조 원 황반변성 시장, 전임상 글로벌 L/O라는 첫 레퍼런스.
- 다음 타자는 MT-101 — 같은 플랫폼 형제라 첫 딜 효과가 가장 직접 꽂힐 카드. 연내 L/O 기대.
- 뉴코의 격 — RA캐피털·포비온·사노피 명단. 알리아다·아이바이오·멧세라처럼 '투자자'가 가치를 가른다.
- 리스크는 곳간 — 2년 여력은 있지만 3상엔 부족. 딜이 늦으면 자금조달 카드.
저라면 한 번에 베팅하기보다, 메멘토 임상 진입·MT-101 딜·CU01 국내 판권·곳간을 달력에 박아두고 차분히 보겠습니다.
8. 결론
정리하면, 큐라클은 신증에서 합격 도장을 받았습니다. 다만 저는 그 21~22%에 취하진 않아요. 데이터 높이도, 리포지션이라는 태생도, 빅파마 무덤인 신증도 냉정히 봐야 하니까요. 제가 점수를 주는 쪽은 '눈'입니다. 전임상에서 글로벌로 넘어간 MT-103, 수십조 원 시장, 첫 L/O 레퍼런스. 그게 가장 먼저 꽂힐 곳이 형제 항체 MT-101이고, 옆엔 먹는 황반부종약 CU06까지 있어요. 큐라클의 다음 장은 신증 데이터가 아니라, 이 레퍼런스가 후속 딜로 이어지느냐가 씁니다. 흥분도 비관도 아닌 자세로 보려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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