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황승택 센터장의 2026 하반기 증시 전망을 현장에서 들었습니다. 핵심은 "지금은 이익에 기반한 상승", 코스피 1만 포인트도 가능하다는 진단이었어요. 다만 금리 인상 구간에서 제약·바이오는 역풍이라, 섹터가 아니라 '개별 종목의 시간'이라는 결론까지 짚었습니다.

오늘은 아침 일찍 여의도 글래드호텔로 향했습니다. 제219차 한국IR협의회 조찬강연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황승택 센터장의 '2026 하반기 경제 및 증권시장 전망'. 오전 7시 반부터 9시까지, 크루아상 한 조각과 커피로 잠을 깨우며 들은 한 시간이었어요. 애널리스트 시절 매년 이맘때 만들던 자료를 이젠 객석에서 받아 듣는다는 게 여전히 묘하더군요.

센터장님 메시지의 핵심은 한 문장이었습니다. "지금 시장은 이익에 기반한 상승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으로 지수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이익이 워낙 빠르게 늘어 PER은 오히려 안 올라오고 있다는 거죠. 비싸서 오른 게 아니라 잘 벌어서 오른 시장이라는 진단이었어요. 실제로 코스피 순이익 전망은 2026년 711조, 2027년 890조까지 상향됐고, 이 추정치만 현실화돼도 코스피 1만 포인트 시대(약 10,450p)가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S&P500 상단도 9,340p.
배경엔 AI 투자가 있습니다. 미국의 AI·데이터센터 투자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그게 HBM·메모리 수요로 이어져 우리 반도체 이익을 밀어올린다는 흐름. 닷컴 시절 IT 투자의 GDP 성장 기여가 28%였는데 지금 AI는 39%라더군요.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모자라고 각국이 소버린 AI에 돈을 풀기 시작했으니 투자는 한 단계 더 올라갈 거라는 그림. 반도체 호황은 2028년까지, 주가 선반영을 감안해도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진 살아 있다는 게 반도체 담당의 시각이었습니다.
다만 금리가 매듭이었어요. 물가가 쉽게 안 잡히니(유가, 관세) 미 연준은 올 12월 25bp 인상, 한국은 7월·10월·내년 1월까지 세 차례 인상을 전망했습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주식이 눌리는데, 센터장님은 "지금은 소비가 아니라 투자가 주도하는 장이라 금리가 올라도 지수는 버틴다"고 했어요. 1999년 닷컴식 투자주도장과 같은 결이라는 거죠. 여기에 진짜 변수는 트럼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30%대 후반인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관세든 뭐든 꺼낼 테니 변동성은 커진다는 경고였습니다.
의박이의 시선
자, 그럼 우리 동네 얘기. 반갑게도 이번엔 센터장님이 제약/바이오를 직접 짚어주셨어요. "많이들 물어본다"면서요. 결론은 담백했습니다. 제약/바이오는 자본이 많이 드는 비즈니스라 금리 인상 구간에선 과거에도 빛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다만 펀더멘털이 나쁜 건 아니다. 딱 제가 지난 글에 적었던 그 메커니즘이었습니다. 바이오는 먼 미래 현금흐름을 당겨와 평가받는 성장주라, 금리가 오르면 할인의 무게가 커지고 조달 비용도 무거워지죠. 한국이 세 번이나 올린다는데, 적자를 감내하며 파이프라인에 돈을 넣는 기업들엔 분명 역풍입니다.
그리고 자료를 넘기다 제 눈이 멈춘 페이지가 있었어요. 관세 표 맨 아래, '의약품 관세 최대 100%, 7~9월 시행'. 솔직히 처음엔 가슴이 철렁했는데, 막상 뜯어보니 결이 좀 다르더군요. 헤드라인은 100%지만, 한국은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어둔 덕에 특허 의약품 기준 15%고, 제네릭·바이오시밀러는 아예 면제거든요. 그래서 시장에서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란 평가가 많습니다. 다만 여기서 제 눈이 한 번 더 멈췄어요. 가격 협정을 맺고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은 0%, 협정 없이 온쇼어링만 하는 기업은 20%, 아무것도 안 한 기업은 100% 세율이 기업별로 갈립니다. 결국 '어느 기업이 미국과 어떤 딜을 맺어뒀느냐'가 관세표를 가르는 셈이죠. 이게 제 '개별 종목의 시간'이라는 결론을 한 번 더 뒷받침해줬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은 지난번과 같습니다. 당분간 섹터 전체가 함께 오르는 장세는 어렵고, '개별 종목의 시간'이라는 것. 이익 성장이 또렷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혹은 글로벌 빅파마향 기술수출(L/O)처럼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는 기업 중심으로만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묶어서 사는 게 아니라 골라서 사야 하는 구간이에요. 관세 하나만 봐도, 결국 미국과의 딜을 손에 쥔 기업이 웃는 그림이니까요.
그렇다고 희망이 없냐면, 그건 아닙니다. 센터장님이 보여준 '순환매' 그림, 반도체가 차익실현이나 이격 조정에 들어가면 그 수급이 다른 업종으로 돈다는 거기에 제약/바이오 이름은 없었지만(2차전지·조선·하드웨어·에너지·화학·철강이 앞줄이었죠. ㅜㅜ), 유동성 자체가 사상 최고치로 확장 중이고 경기침체 장세도 아닙니다. 지수가 함께 오르는 국면이 오면 우리 업종에도 분명 틈은 열려요. 다만 그 틈의 크기를 결국 트럼프가 11월까지 어떤 카드를 꺼내느냐가 좌우할 거란 점, 이게 제가 끝까지 접지 못한 물음표입니다.
여담

조찬강연의 묘미는 이른 아침의 공기에 있더군요. 크루아상에 버터를 바르며 듣는 금리 얘기라니. 묵직한 숫자들 사이로, 센터장님이 "올 초 4,300 전망 냈다가 왜 이렇게 낮냐고 혼났다"며 슬쩍 웃던 대목이 오래 남았습니다. 지금은 1만 포인트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시장은 늘 우리 예측을 앞질러 간다는 그 솔직함이요. 오늘 챙긴 한 줄은, 거시가 어렵다고 섹터를 통째로 접을 게 아니라 그 안에서 '혼자서도 걸어갈 수 있는' 기업을 골라내는 눈이 필요하다는 것. 거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을 정리해주는 도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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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219차 한국IR협의회 조찬강연회(2026.6.24,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2026 하반기 경제 및 증권시장 전망' 강연 현장 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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