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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금융

바이오헬스 스타트업 8팀 참관기 — K-BIC STAR DAY 현장에서

by 의박이 2026. 6. 27.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연 'K-BIC STAR DAY'에서 바이오헬스 스타트업 8팀의 발표를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치매·퇴행성 뇌질환을 겨냥한 팀이 유독 많았고, '약이 아니라 디바이스'로 푸는 흐름이 또렷했어요. 8팀을 짧게 훑고, 초기 바이오 투자에서 무엇을 함께 봐야 하는지 짚었습니다.

 

서울역 인근, 중구 칠패로의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연세봉래빌딩)로 향했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이 연 'K-BIC STAR DAY', 6월 25일 오후였어요. 애널리스트 시절엔 이런 IR을 평가하는 쪽 객석에 앉아 있었는데, 이번엔 순수하게 구경꾼으로 8개 스타트업의 발표를 지켜봤습니다. 묘하더군요.

K-BIC STAR  DAY

행사 얼개부터. 지난 5월 공모로 뽑힌 16개 기업 중 8곳이 무대에 올랐고, 한 팀당 발표 7분에 질의응답 3분. Break Time을 사이에 두고 앞뒤로 네 팀씩 진행됐습니다. 7분은 솔직히 빠듯한 시간인데, 다들 핵심만 콤팩트하게 눌러 담더군요. 더 인상적이었던 건 객석이었어요. 심사위원들이 단 3분 안에 가격 정책, 경쟁사, 안전성 같은 급소를 정확히 찌르더군요. IR은 발표보다 질의응답에서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K-BIC STAR  DAY 프로그램

여덟 팀을 짧게 훑어볼게요.

비욘드메디슨은 세계 최초라는 턱관절장애 디지털 치료기기 'Clickless'를 들고 나왔어요. 인지행동치료와 재활운동을 앱으로 묶어 하루 5분, 6주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방식인데, 임상에서 96% 이상 증상이 개선됐고 식약처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환자 부담가 12만 원이 비싼 것 아니냐는 질문엔, 보톡스·스플린트 같은 기존 치료가 더 비싸다는 답이 돌아왔고요.

레드진은 배양 인공적혈구가 주제였어요. 사람용보다 경쟁이 적은 반려견·반려묘 수혈용 시장을 먼저 잡겠다는 First Mover 전략이 신선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님의 이력도 눈에 띄었고요. "반려동물 시장이 실제로 얼마나 크냐"는 질문에, 헌혈할 피 자체가 없어 가격을 따지지 않는 시장이라는 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가노플러스는 장기칩(Organ-on-Chip)으로 동물실험의 한계를 메우는 AI 검증 플랫폼을 선보였어요. 장-간-종양-뇌를 잇는 모델로 신약 후보물질을 사람 생리 환경에서 검증한다는 구상인데, '동물실험을 대체한다'는 글로벌 규제 흐름과 맞닿아 있어 눈길이 갔습니다.

레디큐어는 저선량 X선으로 치매를 치료한다는 바이오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소개했습니다. "혈뇌장벽(BBB)을 여는 게 위험하지 않냐"는 묵직한 질문이 나왔는데, 뇌종양 치료선량의 수백 분의 1(발표상 300~500분의 1) 수준이라 잠깐만 열고 다시 닫는다는 답변이 오갔어요.

여기서 Break Time, 이후 네 팀이 이어졌습니다.

딥슨바이오는 저강도 초음파(M-LIPUS)로 뇌의 글림파틱 시스템을 자극해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를 씻어낸다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기기를 내놨어요. 웨어러블 헤드기어 형태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메디아이오티는 빛으로 눈을 치료하는 광 기반(PBM) 안질환 의료기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여러 파장을 동시에 쏘아 황반변성·안구건조증을 겨냥하는데, 휴대형이라 집에서도 쓸 수 있다는 콘셉트였어요.

피비이뮨테라퓨틱스는 서울대 의대 기반의 면역조절 신약 기업이었습니다. 항-CD40 항체를 축으로 면역질환을 노리고, 정밀면역분석 서비스로 현금흐름을 받치며 신약은 빅파마향 조기 기술수출(L/O)을 노린다는 전략이 또렷했어요.

바이오넥서스는 바이오에 특화된 AI 연구 자동화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가설 생성부터 결과 분석까지 연구 전 과정을 AI 에이전트로 묶겠다는 구상인데, 2025년 매출이 10억 원을 넘겼다는 점이 초기 기업치곤 눈에 띄었습니다.

의박이의 시선

자, 그럼 우리 동네 얘기. 하루를 돌아보니 몇 가지 결이 또렷하게 잡히더군요.

첫째는 뇌·신경으로의 쏠림입니다. 치매와 퇴행성 뇌질환을 정면으로 겨눈 팀이 유독 많았어요. 레디큐어(저선량 X선), 딥슨바이오(저강도 초음파)처럼 약 없이 '뇌의 노폐물을 빼낸다'는 접근이 줄을 이었습니다. 고령화 시대에 가장 큰 미충족 수요가 어디인지, 스타트업들이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지표가 아닌가 싶었어요.

둘째는 '약이 아니라 디바이스'라는 흐름입니다. 디지털 치료기기, 초음파, X선, 광(光)… 신약 한 알을 만드는 대신, 기기로 푸는 비약물 접근이 두드러졌습니다. 자본과 시간이 덜 드는 길을 택한 초기 기업들의 현실적인 선택이겠죠. 셋째, 거의 모든 팀이 AI나 플랫폼을 어떤 식으로든 끼워 넣고 있었어요. 이젠 'AI 없는 IR'이 더 어색한 시대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냉정하게 보면, 오늘 들은 숫자들은 어디까지나 '회사가 제시한 목표치'예요. 96% 개선이든 몇 조 원 시장이든, 발표자의 자료일 뿐 검증은 투자자의 몫입니다. 게다가 대부분 Pre-A에서 Series B 사이의 초기 단계라, 기술의 매력과 사업화의 거리를 함께 재야 하는 구간이고요. 그럼에도 짧은 7분 안에서 '이 팀은 뭘로 돈을 벌겠다는 건지'가 분명한 회사들이 분명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국 여기서도 '개별 팀의 시간'이라는, 제가 늘 하던 얘기로 돌아오더군요.

여담

행사장 한편의 핑거푸드 테이블이 예뻤습니다. 꽃과 함께 차려진 샌드위치와 와플이라니. 서울역에서 멀지 않아 오가기도 좋았고요.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벤처카페와 1:1 비즈니스 파트너링까지, 딱딱한 IR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자리였습니다. 오늘 챙긴 한 줄은, 거창한 플랫폼 비전보다 '7분 안에 핵심을 전하는 힘'이 결국 그 팀의 내공을 보여준다는 것. 다음 STAR DAY엔 녹음기를 넉넉히 챙겨, 여덟 팀을 끝까지 다 듣고 오려 합니다. 필참입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며, 투자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된 것입니다. 본 자료의 정확성이나 완전성은 보장되지 않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의 근거 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출처: K-BIC STAR DAY with 벤처카페(2026.6.25,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 바이오헬스 스타트업 8팀 데모데이 현장 청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