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코스피가 또 한 번 롤러코스터를 탔어요. 오전엔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8,000선을 겨우 지키더니(전날 8,051에 마감), 오후 들어 7% 넘게 빠지며 7,400선까지 밀렸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각각 -9~10%로 지수보다 더 크게 빠졌고, 올해 벌써 16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어요. 그러자 정치권에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급락의 주범이다, 증시가 도박판이 됐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습니다.
저는 바이오가 주전공이지만 예전에 증권가에서 거시를 보던 시절이 있어서, 그리고 '반도체 쏠림'을 몇 편째 붙잡아온 사람이라, 이 논란을 보며 'ETF냐 아니냐'보다 '대체 왜 코스피가 두 종목에 이렇게까지 휘둘리나'부터 따졌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레버리지 ETF는 불에 기름을 부은 '증폭기'가 맞지만, 진짜 장작은 따로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순이익의 70%를 차지하는 '쏠림 구조' 그 자체예요. 오늘은 이 숫자를 차분히 뜯어봅니다. 참고로 정치 공방엔 편들지 않고, 시장 구조로만 볼게요.
※ 참고 — 이 글은 제가 붙잡아온 '반도체·AI 쏠림' 시리즈에서 이어집니다.
① 블랙록이 한국 주식 투자의견을 낮췄습니다, '반도체 쏠림'이 리스크라는데 (https://uibaki.tistory.com/44)
② 코스피는 오르는데 96%가 빨강인 이유 (https://uibaki.tistory.com/33)
이 포스트 한눈에 요약!
- 7/7 코스피가 오전 8,000선에서 오후 7,400선으로 급락했어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9~10%로 지수보다 더 빠졌고, 올해 16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 정치권은 5월 말 나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범인으로 지목해요. 실제로 이 상품 거래대금 비중이 6월 16%에서 7월 24%로 급증했고, 한국은행도 변동성 요인으로 짚었습니다.
- 근데 저는 ETF를 '증폭기'로 봐요. 진짜 뇌관은 쏠림 구조입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코스피 순이익의 70.2%(올해)·72.1%(내년)를 차지해요. 시총 비중(50%대)보다도 높습니다.
- 재밌는 건, 이 '순이익 70%'가 양날의 칼이에요. 지수가 두 종목 실적에 통째로 묶였다는 리스크인 동시에, '이익 대비 몸값이 과하진 않다'는 거품 아님의 근거이기도 하거든요.
- 그래서 제 결론은, 'ETF 규제'는 증상 완화일 뿐이라는 거예요. 쏠림 자체가 안 풀리면, 상품을 막아도 코스피는 계속 두 종목을 따라 크게 출렁입니다.
1. 무슨 일인가, 코스피가 또 크게 출렁였다
먼저 사실부터 봅시다. 올해 코스피는 반년 만에 100% 넘게 급등했어요. 연초 4,200선에서 6월 22일 9,114로 사상 최고를 찍었죠. 문제는 그 뒤부터입니다. 지난주엔 한때 8,000선을 내주며 전고점 대비 20% 넘게 밀렸다가 기관 매수에 겨우 되돌렸고, 7월 3일 하루엔 외국인이 19조 8천억 원을 순매도했어요. 그리고 7월 7일 다시 7% 넘게 급락했습니다.
변동성 지표는 위기 수준이에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7월 3일 종가 89.29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약 89)을 넘어섰습니다. 하루 등락이 ±5%대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올해 발동된 사이드카가 매수·매도 합쳐 47회로, 최근 2년 합계(9회)의 5배가 넘고요. 여기에 신용융자, 이른바 '빚투' 잔고가 62조 원까지 불어난 상태라, 고점 부근에서 올라탄 개인들의 부담이 큽니다.

2. 정치권은 'ETF가 범인'이라는데
이번 급락의 범인으로 정치권이 지목한 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예요. 5월 말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초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상반기 수익률 상위를 휩쓸며 자금을 빨아들였는데, 이게 변동성을 키웠다는 겁니다. 야당 대표는 "작은 시장에 이런 상품을 허용하면 자금이 몰려 도박판이 된다"며 상품 도입을 결정한 정부·대통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어요. 실제로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16.1%에서 7월 초 24.0%로 뛰었고, 한국은행도 이런 레버리지 상품을 쏠림·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짚었습니다.
저는 이 정치 공방엔 편들지 않을게요. '작은 시장엔 위험한 상품'이라는 지적과 '나스닥처럼 투자자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논리 둘 다 나름의 근거가 있고, 그건 정책의 영역이니까요. 다만 시장 구조로만 보면, 'ETF가 유일한 범인'이라는 프레임은 절반만 맞습니다. 기름이 잘 타는 건 맞지만, 애초에 장작이 잔뜩 쌓여 있었다는 게 진짜 이야기거든요.
3. 제가 제일 하고 싶은 얘기, 진짜 뇌관은 '순이익 70% 쏠림'이다
이 대목이 오늘 글의 핵심이에요. 코스피가 왜 이렇게 두 종목에 휘둘리는지, 숫자로 보면 명확합니다.
올해 코스피 상승분의 약 70%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에서 나왔어요.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5월 말 50.5%, 6월 초 51.7%까지 올라왔고요. 상반기 KRX 주요 지수 36개 중 수익률 상위 11개가 전부 이 두 종목을 편입한 지수였고, 반도체 대장주가 빠진 지수의 최고 수익률은 70%대에 머물렀습니다. 오죽하면 "반도체를 빼면 코스피는 4천선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그런데 더 결정적인 숫자가 있어요. 에프앤가이드 추정 기준,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70.2%, 내년 72.1%입니다. 시총 비중(50%대)보다 오히려 높아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코스피라는 지수가 사실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에 통째로 묶여 있다는 뜻이거든요. 이 두 종목이 흔들리면 지수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레버리지 ETF가 있든 없든, 이 쏠림 자체가 변동성의 근본 원인이에요.

4. 여기서 한 꺼풀 더, '순이익 70%'는 양날의 칼이다
재밌는 건, 방금 그 '순이익 70%'가 정반대 두 가지로 읽힌다는 점이에요.
한쪽은 리스크입니다. 지수가 두 종목 이익에 이렇게까지 묶여 있으면, 아주 작은 악재에도 코스피 전체가 크게 출렁여요.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도 "두 종목의 이익 체력이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건 맞지만, 한 방향 쏠림이 심할수록 작은 악재에도 지수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계했죠.
다른 한쪽은 오히려 '거품이 아니다'라는 근거예요. 순이익 비중이 시총 비중보다 높다는 건, 두 종목이 몸값만큼, 아니 몸값보다 더 벌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실제로 12개월 선행 PER이 코스피 평균 8배 안팎인데 두 종목은 각각 6배대로 오히려 낮습니다. 이런 특정 대형주 편중이 한국만의 현상도 아니에요. 대만 가권지수는 TSMC 한 종목 비중이 44%를 넘어, 빼면 지수가 반토막 나는 구조죠. 그래서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펀더멘털 훼손'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부담과 수급 쏠림이 한꺼번에 되돌려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정리하면, 쏠림은 분명 위험하지만 그 쏠림을 떠받치는 이익 체력은 실재한다는 거예요. 급락이라는 겉모습에 겁먹기 전에, 이 두 얼굴을 같이 봐야 합니다.
5. 그럼 ETF는 뭐였나, 원인이 아니라 증폭기다
그럼 레버리지 ETF의 역할은 뭐였을까요. 저는 '원인'이 아니라 '증폭기'로 봅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하루 등락의 2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어요. 이걸 맞추려면 지수가 오른 날엔 더 사고, 빠진 날엔 더 파는 기계적 매매가 따라붙습니다. 안 그래도 두 종목에 쏠린 자금이, 오르면 더 사고 빠지면 더 파는 상품까지 얹히니 등락이 몇 배로 증폭되는 거죠. 거래대금의 24%가 이런 상품일 정도면 영향이 작다고 할 순 없어요.
하지만 핵심은 이겁니다. 그 상품이 아예 없었어도, 순이익 70%가 두 종목에 쏠린 구조라면 변동성은 애초에 클 수밖에 없었어요. 레버리지 ETF는 잘 마른 장작 위에 부은 기름이지, 불을 낸 장본인은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상품을 규제해도 '증상'은 좀 가라앉겠지만, 쏠림이라는 '병'은 그대로 남습니다.

6. 그래서, 의박이라면 어떻게 볼까
저는 이 이슈도 공포도 희망도 아니고 그냥 달력으로 봅니다. 지켜볼 게 세 개예요.
하나, 반도체 두 종목의 실적. 쏠림의 뿌리가 이 둘의 이익 체력인 만큼, 삼성전자 2분기 실적과 3분기 D램 가격(최대 20% 인상 검토),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10일), 곧 나올 TSMC·ASML 실적과 빅테크 설비투자 가이던스가 지수의 방향타예요. 실적이 기대를 넘으면 매도 심리를 진정시키지만, 반대로 '고점 매도' 빌미가 될 수도 있어서 양쪽을 다 봐야죠.
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 비중. 이게 계속 커지면 '증폭기'가 세지는 거예요. 규제 논의가 실제로 상품 구조에 손을 대는지, 거래 비중이 꺾이는지를 보면 변동성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셋, 순환매. 반도체에서 빠진 자금이 최근 내수·방어주(음식료·소매유통·헬스케어·은행)로 흘러가는 흐름이 나타났어요. 이 순환매가 이어지면 쏠림이 '폭락'이 아니라 '분산'으로 풀리는 거고, 끊기면 다시 두 종목만 쳐다보는 장세로 돌아가는 겁니다.
여기서 작은 하소연 하나. 저는 이 국면이 '급락의 악순환'이 아니라 '쏠림의 정상화'로 풀렸으면 해요. 반도체 두 종목이 벌어들이는 이익은 진짜지만, 지수 전체가 그 둘에만 목을 매는 구조는 개미에게도 시장 건강에도 위태롭거든요. 반도체에서 넘친 돈이 다른 실적주로 고르게 퍼지는 그림이 저는 제일 반갑습니다. 물론 이건 논리라기보단 바람에 가깝고, 지금 확률로는 결국 반도체 실적이 다 결정한다는 것도 알아요. 그래도 이왕 조정이 온 김에, 그 해소가 한쪽 폭락 말고 분산으로 가주면 좋겠다, 저는 그렇게 지켜보려고요.
7. 결론
코스피의 이번 급락은 '레버리지 ETF가 만든 도박판'이라기보다 '순이익 70%가 두 종목에 쏠린 구조가 변동성으로 되돌아온 것'에 가깝습니다. ETF는 그 흔들림을 몇 배로 키운 증폭기가 맞지만, 장작을 쌓은 건 쏠림 그 자체예요. 그리고 그 쏠림은 두 얼굴을 가졌습니다. 작은 악재에도 지수를 흔드는 위험인 동시에, 그만한 이익 체력이 받치고 있다는 근거이기도 하죠.
그러니 지금은 'ETF가 범인이다', '도박판이다' 같은 자극적인 말에 휩쓸리지도, '어차피 실적 좋으니 괜찮다'고 방심하지도 말고, 반도체 실적과 순환매의 방향을 흥분 없이 지켜볼 때예요. 헤드라인이 'ETF가 범인'을 외칠 때, 투자자가 할 일은 그 지수가 '무엇에 그렇게까지 묶여 있는지'를 보는 겁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며, 투자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된 것입니다. 본 자료의 정확성이나 완전성은 보장되지 않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의 근거 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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